인간의 감각기관이 수용할 수 있는 자극의 크기가 제한되어 있으므로 모든 자극을 수용할 수 없다. 일정 수준의 빛이 없으면 사물을 식별하기 어렵고 지나치게 작은 소리는 들을 수 없는 거처럼 지각의 한계를 정신 물리학적으로 나타낸 것이 절대역과 차이역이다.

 

1) 절대역과 차이역

지각이 일어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극의 크기를 절대역이라고 한다. 맑은 날 조용한 밤에 50km 떨어진 곳에 있는 촛불을 볼 수 있고, 6m 떨어진 곳에서 나는 손목시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한계를 넘어서는 자극은 더 지각할 수 없다. 자외선보다 작거나 적외선보다 큰 파장은 인간이 지각할 수 없다. 이는 마케팅에서 제품이 지각되려면 적어도 절대역 이상의 자극이 필요하다.

이에 비해 차이역은 두 개의 자극 간의 차이를 감지할 수 있는 감각기관의 능력의 한계를 말한다. 차이역의 수준은 최소 가지 차이로 나타내는데, 이는 두 개의 자극이 다르다고 느낄 수 있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강도의 차이 또는 변화를 의미한다. 마케팅과 광고에서는 가격 인하나 품질 개선과 같은 제품의 긍정적 변화를 소비자가 지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가격 인상이나 용량 감소와 같은 부정적인 변화는 알아차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

 

2) 베버의 법칙

소비자가 두 자극 간의 차이를 지각하는 능력은 상대적이다. 낮은 목소리의 대화가 길거리에서 잘 들리지 않지만, 도서관에서는 매우 크게 지각된다. 19세기의 정신 물리학자인 베버는 지각에 필요한 변화의 양은 원래 자극의 크기에 비례한다고 주장했다. , 원래 자극이 강할수록 변화량도 많아야 그 차이를 지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적어도 20%의 가격 할인은 되어야 소비자의 구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면 1만 원짜리 양말의 경우 2,000원의 가격 할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10만 원짜리 스웨터의 경우 2,000원을 할인하는 것은 별 소용이 없다. 이때는 10만 원의 20%2만 원을 할인해야 소비자가 가격 차이를 의미 있게 지각한다. 국내 H 맥주에서 고급 신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기존의 맥주는 도수가 4.5%지만, 신제품은 4.69%로 알코올 농도 차이는 0.19%로 더 독하다고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재료와 제조 공정이 특별해서 맥주 맛이 좋다는 광고를 함으로써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느낌이 들게 할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다.

 

3) 역하 지각과 역하 광고

우리가 지각할 수 있는 절대역 이상의 자극 노출로 인한 지각이 대부분이지만 많은 소비자는 많은 광고 메시지가 소비자가 의식하지 못하는 절대역 이하로 제시되어 무의식적인 정보 처리를 유발하고 이를 이용해 소비자의 행동에 영향을 주려 한다고 믿고 있다. 이를 역하 지각이라고 부르는데, 역하 지각은 감각의 절대역 이하에서 발생하는 지각을 말한다. 역하 지각에서는 소비자가 의식하지 못하지만, 소비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메시지나 이미지를 노출할 경우 소비자는 그 정보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1957년 제임스 비커리는 영화 상영 중에 자막을 이용하여 코카콜라를 마셔라”, “팝콘을 먹어라라는 메시지를 5초마다 300분의 1초 동안 제시하고 영화 상영 후 관객의 행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콜라의 판매량이 18%, 팝콘의 판매량이 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역하 광고를 검증하기 위한 후속 연구에서는 이와 동일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많은 연구자들이 사회 윤리적인 관점에서 부정적인 메시지의 무의식적 노출에 따른 역하 광고의 잠재적인 위험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역하 지각과 역하 광고의 효과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실증적인 연구에서 효과가 잘 입증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마케팅에서 자주 이용되곤 한다.

  

4) 단순 노출 효과

특정한 상황에서는 절대역 이하로 제시된 자극이 소비자의 선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가 있다. 1980년 자욘츠는 절대역 이하로 자극을 제시하면 이를 의식하지 못하지만, 친숙성이 생겨 다른 자극보다 더 선호하게 되는 단순 노출 효과를 제안했다. 그는 미국 대학생들에게 한자를 50msec 이하의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제시했는데, 이에 여러 번 노출된 대학생이 더 적게 노출된 대학생보다 한자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두 조건의 대학생 모두에게 노출 과제에서 제시했던 한자를 보여주고 본 적이 있는지 없는지를 묻는 의식적인 기억 검사인 재인 검사를 한 결과 자극을 본 적이 없다고 반응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0.013초라는 짧은 시간에 어떤 얼굴이 잘생겼는지 아닌지를 알아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대상을 이성적으로 인식하는 시간은 0.2초로 알려져 있으므로 상대에 대한 호감은 이보다 더 빨리 결정되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매력적이거나 추한 극단적인 두 종류의 얼굴을 0.001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보여준 결과 참가자들은 모두 매력적인 얼굴이 제시된 후에 긍정적인 느낌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노출 효과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경우에도 적용되는데 사람들이 홈페이지를 보고 마음에 드는지를 판단하는 시간이 0.04초에 불과하며 이는 홈페이지를 여는 순간 소비자는 이미 좋고 나쁨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 노출 효과는 소비자가 의식적으로 광고를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광고를 반복해 제시함으로써 소비자가 친숙성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광고 제품의 선호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략의 근거로 이용될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친 반복 노출로 소비자의 싫증과 부정적인 평가를 유발할 가능성을 고려해서 이러한 상황을 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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